BTC 급등, 미연준 금리인하 가능성 영향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2% 밑으로 떨어지고, 금값이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안전자산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경제 최대 리스크로 꼽히는 미·중 무역전쟁이 조만간 종료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인 데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갈등마저 고조되면서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국채에 돈이 몰린 결과다. 금리와 국채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 하락은 곧 국채 투자 증가에 따른 국채 가격 상승을 뜻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값은 온스당 장중 1442.90달러까지 올라 2013년 5월 이후 6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상승폭이 줄어들면서 금값은 온스당 1418.7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금값이 온스당 1400달러를 상향 돌파한 것은 그만큼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수키 쿠퍼 스탠다드차타드 애널리스트는 “지속되는 무역전쟁, 지정학적 긴장감 고조, 금리 하락 등 여파로 금값이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8~19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 `깜빡이`를 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경기 둔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확인했다.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사실상 다음달 기준금리 인하를 또다시 예고한 것이다. 다만 시장 일부에서 예상하는 0.5%포인트 인하보다는 0.25%포인트 인하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금리를 인하해 경기를 부양할 필요성이 있지만 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 내리는 등 과도하게 대응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시장에선 7월 30~31일로 예정된 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최소한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인 가운데 0.5%포인트 금리 인하론에 선을 그은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독일계 투자은행 도이치방크의 글로벌 펀더멘탈 신용 전략부서 총괄인 짐 리드가 “비트코인이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는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나아가 그는 “또 다른 원인으로는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프로젝트 리브라가 지목되고 있다. 암호화폐 데이터 제공 업체 코인360의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리브라 프로젝트 출시 발표 이후 9,000 달러대에서 12,600 달러대까지 30% 이상의 상승율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이날 “공격적인 화폐 정책을 펴는 중앙은행들에게 비트코인 등 대체 통화들은 매력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리드는 지난해 11월 “기존의 법정통화 기반 통화체계는 불안정하고 그 끝에 다다랐다”며 “중앙은행들의 무분별한 화폐 주조 및 발행은 지폐의 종말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